본문 : 열왕기상 12:1-15

1 온 이스라엘이 르호보암을 왕으로 세우려고 세겜에 모였으므로 르호보암도 세겜으로 갔다.
2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도 이 소문을 들었다. 그 때에 그는 솔로몬 왕을 피하여 이집트로 가서 있었다. 이집트에서
3 사람들이 여로보암을 불러내니 그가 이스라엘의 모든 회중과 함께 르호보암에게로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4 “임금님의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우셨습니다. 이제 임금님께서는, 임금님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지워 주신 중노동과 그가 우리에게 메워 주신 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해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임금님을 섬기겠습니다.”
5 르호보암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돌아갔다가 사흘 뒤에 나에게로 다시 오도록 하시오.” 이 말을 듣고서 백성들은 돌아갔다.
6 르호보암 왕은 부왕 솔로몬이 살아 있을 때에 부왕을 섬긴 원로들과 상의하였다. “이 백성에게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경들의 충고를 듣고 싶소.”
7 그들은 르호보암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임금님께서 이 백성의 종이 되셔서 그들을 섬기려고 하시면 또 그들이 요구한 것을 들어 주시겠다고 좋은 말로 대답해 주시면 이 백성은 평생 임금님의 종이 될 것입니다.”
8 원로들이 이렇게 충고하였지만 그는 원로들의 충고를 무시하고 자기와 함께 자란 자기를 받드는 젊은 신하들과 의논하면서
9 그들에게 물었다. “백성들이 나에게, 부왕께서 메워 주신 멍에를 가볍게 하여 달라고 요청하고 있소. 이 백성에게 내가 어떤 말로 대답하여야 할지 그대들의 충고를 듣고 싶소.”
10 왕과 함께 자란 젊은 신하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 백성은, 임금님의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메우신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해 달라고, 임금님께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임금님께서는 이 백성에게 이렇게 말씀하십시오. ‘내 새끼 손가락 하나가 내 아버지의 허리보다 굵다.
11 내 아버지가 너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웠다. 그러나 나는 이제 너희에게 그것보다 더 무거운 멍에를 메우겠다. 내 아버지는 너희를 가죽 채찍으로 매질하였지만 나는 너희를 쇠 채찍으로 치겠다’ 하고 말씀하십시오.”
12 왕이 백성에게 사흘 뒤에 다시 오라고 하였으므로, 여로보암과 온 백성은 사흘째 되는 날에 르호보암 앞에 나아왔다.
13 왕은 원로들의 충고는 무시하고, 백성에게 가혹한 말로 대답하였다.
14 그는 젊은이들의 충고대로 백성에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가 당신들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웠소. 그러나 나는 이제 그것보다 더 무거운 멍에를 당신들에게 메우겠소. 내 아버지는 당신들을 가죽 채찍으로 매질하였지만, 나는 당신들을 쇠 채찍으로 치겠소.”
15 왕이 이렇게 백성의 요구를 들어 주지 않은 것은 주님께서 일을 그렇게 뒤틀리게 하셨기 때문이다. 이것은 주님께서 실로 사람 아히야를 시켜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에게 하신 말씀을 이루시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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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12장에 두 명의 비슷한 이름이 나옵니다. 르호보암과 여로보암입니다. 르호보암은 솔로몬 왕의 아들로서 솔로몬이 죽은 후에 그 뒤를 이어 왕이 된 사람입니다. 여로보암은 솔로몬의 신하였지만 솔로몬의 타락으로 나라에 어려움들이 속출하기 시작하자 솔로몬 왕을 반역하여 대적한 사람입니다. 그로 인해 솔로몬 왕의 잡아 죽이려 하자 이집트로 도망쳐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여로보암만이 솔로몬을 대적한 것이 아니라 솔로몬이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왕궁을 꾸미고, 사치하며, 천명의 후궁과 첩을 들여오고, 더 나아가 계속해서 건축하는 성들로 인해 백성들은 힘에 겨운 세금을 내야 했고 성전과, 왕궁, 성벽과 새로운 도시, 그리고 더 나아가 이방신들을 위한 산당들을 건축하는 일에 동원되어 고생함이 심했기에 많은 백성들 역시 솔로몬 왕에 대한 반감이 고조 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기에 솔로몬 왕이 죽고 르호보암이 왕으로 세움 받았을 때 이스라엘의 열 지파들이 여로보암을 주축으로 르호보암 왕에게 그동안 솔로몬 왕이 수많은 건축으로 인해 백성들을 힘들게 하였던 것을 이제 가볍게 해달라는 요청합니다. 그것이 4절입니다. “임금님의 아버지께서는 우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우셨습니다. 이제 임금님께서는, 임금님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지워 주신 중노동과 그가 우리에게 메워 주신 이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해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임금님을 섬기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요청은 그리 어렵거나 대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엄살 부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솔로몬 왕 통치의 전 기간 동안, 거의 40년 동안 온 이스라엘 백성이 무거운 건축 노동의 짐을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의 아들인 르호보암, 새로운 왕에게, 그 짐을 가볍게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요청만은 아니었고, 4절의 마지막에서 “그러면 우리가 임금님을 섬기겠습니다”라고 새로운 왕을 인정하고 따를 조건을 던진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왕으로 섬기지 않겠다는 의미도 담겨져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왕이 된 르호보암이 어떠한 인물인지 알려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솔로몬이 왕이 되었을 때는 자신이 왕이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도우심임을 알았기에 일천 번제의 제사를 드리는 신앙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왕이 된 후 하나님의 뜻대로 선과 악을 깨달아 백성들을 이끌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르호보암이 왕이 된 후 하나님을 예배하거나 하나님께 기도했다는 말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기에 르호보암은 인간적으로 지혜로운 모습을 보입니다. 백성들의 요청을 들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삼일간의 시간을 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사실 백성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했다면 백성들의 요청한 것을 삼일간이나 고민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백성들이 그 동안 너무나 힘겹게 고생한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르호보암 왕은 그 자리에서 즉시로 당연히 그리할 것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요청이었습니다.

하지만 르호보암은 백성들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가장 부유한 왕의 아들로 태어나 왕궁에서만 지내며 아버지 솔로몬 왕이 군림하고 수많은 후궁과 첩을 거느리고 사는 모습만 보았을텐데 어찌 성 밖의 백성들의 고통과 아픔을 알겠습니까? 하지만 아버지 솔로몬을 대적했던 여로보암을 중심으로 열지파의 백성들이 찾아와 요청한 일이 쉽게 대답할 일이 아니라는 부담감이 있었기에 삼일간의 시간을 요청한 것입니다.

그리고 두 그룹에게 가서 의견을 구합니다. 첫 번째 그룹은 아버지 솔로몬 왕과 함께 있었던 원로들이었습니다. 원로들은 솔로몬 왕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7절입니다. “임금님께서 이 백성의 종이 되셔서 그들을 섬기려고 하시면 또 그들이 요구한 것을 들어 주시겠다고 좋은 말로 대답해 주시면 이 백성은 평생 임금님의 종이 될 것입니다” 솔로몬과 함께하였던 원로들은 왕이 먼저 자신을 낮추고 백성들에게 종이 되면, 이스라엘 백성이 영원토록 왕의 종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였습니다. 맞는 말이었습니다. 지혜로운 조언이었습니다.

하지만 르호보암은 원로들의 조언을 듣고 다른 그룹, 자신과 함께 자란 젊은 신하들을 찾아가 다시 조언을 구합니다. 그 이유는 사실 르호보암은 원로들의 권고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방식, 내가 듣기를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런 모습이 죄성을 가진 우리들의 모습이 아닙니까? 우리는 누구를 찾아갑니까? 내 말에 동의하고, 내 편이 되어 주고, 내가 원하는 말과 대답, 동조해 주는 사람을 찾아가지 않습니까? 내게 쓴 소리 할 사람, 바른 소리 하는 사람을 찾아가지 않습니다.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내가 원하는 바대로 말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누군가를 찾아가서 조언을 구한다고 하지만 이미 자기 생각과 뜻이 결정되어 있어서 그 결정에 찬성하고 동조하는 말을 듣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미련한 것입니다.

르호보암이 자신과 함께 자란 젊은 신하들을 찾아갔을 때 그들은 그가 원하는 대답, 듣고자 하는 대답, 자신이 하고 싶은 모습을 말해 줍니다. 10-11절입니다. “왕과 함께 자란 젊은 신하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 백성은, 임금님의 아버지께서 그들에게 메우신 무거운 멍에를 가볍게 해 달라고 임금님께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임금님께서는 이 백성에게 이렇게 말씀하십시오. 내 새끼 손가락 하나가 내 아버지의 허리보다 굵다. 내 아버지가 너희에게 무거운 멍에를 메웠다. 그러나 나는 이제 너희에게 그것보다 더 무거운 멍에를 메우겠다. 내 아버지는 너희를 가죽 채찍으로 매질하였지만 나는 너희를 쇠 채찍으로 치겠다 하고 말씀하십시오”

르호보암과 함께 자랐던 청년들, 곧 왕의 친구들은, 왕이 강력하게 백성들을 기선제압하고, 길들여야 한다고 조언한 것입니다. 그의 교만과, 자존심, 허영심을 부추겼던 것입니다. 르호보암 왕이 보기에 원로들의 대답은 너무나 자존심 상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다윗 왕의 손자이고, 솔로몬 왕의 아들인데, 이제는 내가 왕인데, 종이 되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반면에 자신과 함께 했던 젊은 신하들의 조언은 청년들의 조언, 친구들의 대답이 너무나 지혜롭고 멋있어 보이고 듣기에도 즐거운 것이었습니다. 왕이라면, 남자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젊은 신하들의 조언과 같이 나는 너희를 쇠 채찍질 하겠다 라고 강력하게 대답하면, 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 아버지 솔로몬 앞에서 두려워하였던 것처럼, 자신을 두려워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미련하게도 르호보암은 원로들이 조언한 겸손과 섬김의 길을 버리고, 젊은 신하들이 조언한 교만의 길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르호보암은 젊은 신하들의 조언대로 백성들에게 대답합니다. 르호보암의 어리석은 대답과 결을 들은 백성들은 분노하며 르호보암의왕위를 인정하지 않고 16절 이후로 보면 유다지파와 베냐민 지파를 제외한 10지파는 여로보암을 왕으로 세움으로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로 나라가 분열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같은 민족인 두 나라가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섬기는 죄를 짓으며 서로 싸움과 다툼을 계속하다가 결국 타 민족들에게 멸망을 당하게 되는 죄의 길에 시발점이 됩니다.

본문의 말씀 속에 나오는 르호보암의 모습을 통해서 나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나는 누구를 찾아가고, 누구의 조언을 듣고, 그 조언을 듣는 이유가 르호보암처럼 내가 원하는바에 동의하고 동조해 주는 사람, 더 나아가 나의 자존심과 내가 의롭다고만 하는 모습이 있지는 않습니까? 진정 우리가 찾아가고 조언을 들어야 할 분은 주님이십니다. 주님께 나아가 마음을 내려 놓고 진정 이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분별하고 따를 수 있는 지혜와 순종의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는 자가 되기를 원합니다. 섬기는 종이 되겠다는 겸손함으로 나의 자존심과 나의 의, 나의 욕심과 주장을 내려 놓고 하나됨과 섬김의 종으로 설 수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Category말씀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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