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시편 88:1-14

1 주님,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낮이나 밤이나, 내가 주님 앞에 부르짖습니다.
2 내 기도가 주님께 이르게 하시고, 내 울부짖음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3 아, 나는 고난에 휩싸이고, 내 목숨은 스올의 문턱에 다다랐습니다.
4 나는 무덤으로 내려가는 사람과 다름이 없으며, 기력을 다 잃은 사람과 같이 되었습니다.
5 이 몸은 또한 죽은 자들 가운데 버림을 받아서, 무덤에 누워 있는 살해된 자와 같습니다. 나는 주님의 기억에서 사라진 자와 같으며, 주님의 손에서 끊어진 자와도 같습니다.
6 주님께서는 나를 구덩이의 밑바닥, 칠흙 같이 어두운 곳에 던져 버리셨습니다.
7 주님은 주님의 진노로 나를 짓눌렀으며, 주님의 파도로 나를 압도하셨습니다. (셀라)
8 주님께서는 나의 가까운 친구들마저 내게서 멀리 떠나가게 하시고, 나를 그들 보기에 역겨운 것이 되게 하시니, 나는 갇혀서, 빠져 나갈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9 고통으로 나는 눈마저 흐려졌습니다. 주님, 내가 온종일 주님께 부르짖으며, 주님을 바라보면서, 두 손을 들고 기도하였습니다.
10 주님은 죽은 사람에게 기적을 베푸시렵니까? 혼백이 일어나서 주님을 찬양하겠습니까?
11 무덤에서 주님의 사랑을, 죽은 자의 세계에서 주님의 성실하심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12 흑암 속에서 주님의 기적을, 망각의 땅에서 주님의 정의를 경험할 수 있겠습니까?
13 주님, 내가 주님께 부르짖고, 첫새벽에 주님께 기도드립니다.
14 주님, 어찌하여 주님은 나를 버리시고, 주님의 얼굴을 감추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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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편 88편은 심한 고난과 고통으로 인해 하나님께 호소하는 기도의 시편입니다. 본문에서는 어떠한 일로 고난을 겪는지 나오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시편에는 어떠한 일로 인한 고난인지를 알려 주는데 본 시편은 그 원인이나 이유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시편에는 고난과 고통 중에도 하나님의 구원을 믿고 기다리는 내용이나, 자신을 괴롭히는 원수들에 대한 심판을 간구하는 내용이 있고,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을 드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본 시편에는 그런 내용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으로 인한 신음과 하소연하는 소리, 탄식의 소리를 내고만 있습니다. 3-5절을 보십시오. “나는 고난에 휩싸이고, 내 목숨은 스올의 문턱에 다다랐습니다. 나는 무덤으로 내려가는 사람과 다름이 없으며, 기력을 다 잃은 사람과 같이 되었습니다. 죽은 자들 가운데 버림을 받아서, 무덤에 누워 있는 살해된 자와 같습니다”라고 호소합니다.

5-8절을 보면 “나는 주님의 기억에서 사라진 자와 같으며, 주님의 손에서 끊어진 자와도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나를 구덩이의 밑바닥, 칠흙같이 어두운 곳에 던져 버리셨습니다. 주님은 주님의 진노로 나를 짓눌렀으며, 주님의 파도로 나를 압도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나의 가까운 친구들마저 내게서 멀리 떠나가게 하시고, 나를 그들 보기에 역겨운 것이 되게 하시니, 나는 갇혀서, 빠져 나갈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라고 고통과 어려움이 오래 되어서 하나님께 버림 받은 자처럼 되었다라고 고백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고난과 고통 중에 도무지 무엇 때문인지 이유는 전혀 모르면서 겪는 고난과 고통이 있습니다.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모두에게 버림 받은 것 같은 어려움, 살았지만 죽은 사람과 같은 그야말로 희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고 철저하게 절망에 빠질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14절에 “주님, 어찌하여 주님은 나를 버리시고, 주님의 얼굴을 감추십니까?”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 가장 참기 어려운 고통이 하나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의 임재하심, 나와 함께 하심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든 고통이 아니겠습니까? 14절의 “어찌하여 주님은 나를 버리시고 주님의 얼굴을 감추십니까?”하는 부르짖음은 어서 속히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나타나시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는 부르짖음입니다.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의 함께 하심이 느껴지고, 확신이 드는 마음만 있으면 어떠한 고난과 어려움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1절을 보면 주야로 간구했습니다. 9절을 보면 날마다 간구했습니다. 13절을 보면 첫 새벽에 간구했습니다. 우리 같으면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 기도했다면 어떤 기도를 했겠습니까? 자기에게 닥친 극심한 고통과 어려움을 물리쳐 달라고, 힘들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시편 88편을 보면 시편 기자는 고난을 물리쳐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빨리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원수를 갚아 달라고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더 이상 숨어계시지 않도록 기도했습니다. 죽은 자 같이 된 자기에게 속히 나타나기를 간구했습니다. 그 이유는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심을 다시금 확신하고 느껴진다면 아무리 힘든 고난도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88편의 시편 기자는 그렇게 극심한 고난 중에도 하나님만이 고난과 고통을 감당할 나의 힘이시오, 방패시오, 구원자이라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가 가져야 할 믿음은 이것입니다. 비록 지금 나의 상황과 형편이 극심하여 세상에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고, 하나님께서 나를 버리신 것 같은 의심의 마음이 들지라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는 믿음을 포기하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도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믿음, 그러한 신앙, 그러한 인내와 기도가 내 안에 있을 수 있기를, 더 나아가 내 형제 자매, 교회가의 성도들이 그러한 신앙을 가질 수 있기를 기도하기를 원합니다.

Category말씀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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