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이틀간 심하게 바람이 불었습니다. 덕분에 교회 파킹장에 떨어져 있던 낙엽들이 가장 자리로 모여지게 되어 모여진 낙엽들을 몇 시간 틈틈이 삽으로 카트에 담아 청소를 했습니다. 낙엽 청소를 하면서 교회 담장 곁에 심겨진 열두 그루의 감나무를 살펴보니 낙엽하나 없이 앙상한 가지만 남아 외소하고 추워 보이는 볼품없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앙상하게 남은 감나무들을 보면서 불과 2-3달 전에 풍성하게 감이 달려 있었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각 나무마다 무성한 나뭇잎들과 주황색 감들이 수십, 수백개씩 가지 가지 마다 맺혀서 열린 감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여 부러진 가지도 꽤 많았습니다. 그렇게 많이 열린 감으로 인해 모든 성도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며 감을 따는 기쁨과 나누어 먹는 기쁨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감 맛이 얼마나 좋았습니까? 덕분에 저 역시도 원없이 감을 먹은 것 같습니다.

아마 누군가 처음 교회에 와서 지금 교회 벽 옆에 서 있는 아무런 열매나 잎이 없이 앙상한 감나무를 본다면 감나무인 것조차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느끼는 것처럼 빈약하고 죽은 것처럼 보이는 나무일 것입니다. 아무 쓸모없어 보이는 관심없는, 평범한 나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듯이 2-3개월 뒤 봄이 오면 그 앙상한 가지가지마다 푸른 잎이 생기고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 또 다시 탐스러운 주황빛 감이 가지가지 마다 풍성하게 열릴 것을 압니다. 지금 잘 보이지 않지만 나무 밑으로 떨어졌던 그 나뭇잎들이 비료가 되어 또 다시 감을 열리게 하는 귀한 퇴비가 될 것입니다.

그런 감나무를 보면서 우리의 모습, 우리 교회의 모습을 떠 올려 보았습니다. 계절이 지나듯, 삶에 굴곡이 있듯, 형통한 때와 곤고한 때가 있듯이 새롭게 되기 위해서는 내려 놓음이 있듯이 비록 지금의 모습이 빈약하고 죽은 것 같지만 우리들의 삶에 다시 열매를 풍성하게 열리게 하실, 다시 부흥케 하실 하나님의 손길과 때를 믿습니다. 부활의 소망을 떠 올립니다. 고린도전서 15장의 말씀과 같이 “썩을 것으로 심는데, 썩지 않을 것으로 살아납니다. 비천한 것으로 심는데, 영광스러운 것으로 살아납니다” 다시 새롭게 하시고, 회복시키시고 부흥케 하실 주님을 감나무를 바라보며 믿고 기도합니다.

Category목회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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