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았습니다. 맛있는 된장찌개와 반찬이 올려 져 있었고 각자 기도하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조금 늦게 식탁에 앉게 되어 아들 녀석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두 녀석들의 기도가 기도했다기에는 너무나 빠른 제가 보기에는 눈을 감았다가 바로 뜬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너 정도 기도한거야?” 그러자 바로 대답했습니다. “Yes I did. 네 했어요” 그래서 솔직하게 “기도했다라고 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 같은데 뭐라고 기도했는데” 라고 물었습니다.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Thank You God. 하나님 감사합니다” 기도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지요. 물론 기도를 오래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 감사하는 마음으로 짧고 굵게 (!) 기도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식사 기도할 때 번개불처럼, 또는 뭐라고 기도한지도 모를 정도로 머리 숙였다가 드는 정도의 기도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영적인 눈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일상의 축복들이 엄청난 감사의 조건들임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식사 기도가 길어졌습니다. 김이 모락 모락 오르는 따스한 밥과 찌개, 그리고 행복을 주는 맛있는 반찬 하나 하나가 전과는 다르게 귀하고 감사할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이라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매일 매끼 먹는 음식이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것이 귀한 하나님의 축복이요 허락하심임이 느껴지니 영혼 없는, 형식적인 눈을 감고 머리 숙였다가 순식간에 눈뜨는 기도가 아니라 기도를 음식을 씹어서 (!) 먹듯이 감사함의 고백이 나오는 기도로 변했습니다.

지난 번에도 나누었지만 교회에 풍성하게 달린 감들이 얼마나 감사한지 감을 먹을 때마다 감사의 기도를 참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지금도 밖에 보이는 앙상한 감나무를 보면서 올 가을에 또 다시 풍성하게 열릴 감을 생각하며 군침을 삼킵니다 ^^ 비가 오는 모습을 보면서도 감사가 나오고, 따스한 커피를 마시면서도 감사함이 나오고, 새벽에 성도님 한분 한분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할 때도 감사가 나옵니다.

영혼의 호흡인 기도가 끊어져 사는 삶이 아닌, 영혼이 없는 기도, 간절함과 감사함이 없는 기도가 아닌 영혼이 있고, 하나님의 은혜임을 깨닫고 식탁에 오른 음식을 감사함으로 기도하는 기도를 드리는 것이 축복된 신앙의 삶이겠지요. 예수님께서도 보잘 것 없는 작은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앞에 두고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리고, 축사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했을 때 5천명을 먹이고 12광주리가 남은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영혼이 담긴 감사의 기도로 풍성한 축복과 행복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Category목회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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